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도서의 책소개로 아이비리그 출신의 엘리트 저널리스트 캐롤라인 냅이 20년간 술과의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대하게, 섬세하고 화려하게 그려냈다. 캐롤라인 냅은 술 마시는 행위를 심리학적으로 깊이 파고들었고, 유난히 술에 집착하는 행위 이면에는 결핍과 갈망,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음을 피력한다.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도서의 책소개
정신과 의사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 의사인 쌍둥이 자매를 둔 캐롤라인 냅의 삶은 부러울 것 없는 삶처럼
보였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너무나도 반듯한 가정의 규율과 절제, 냉정하리만치 차가운 부모님의 애정 표현은 어린 캐롤라인에게는 버거웠고, 무거운 압박으로 다가왔다. 이런 것에서 벗어나고자 캐롤라인은 술을 마셨다. 술은 그녀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점점 술의 노예가 되었다.
이 책에서 캐롤라인 냅은 놀랍고도 충격적인 사생활을 솔직하게 고백했고, 정교하고 매혹적인 문장과 뛰어난
심리분석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으며, 탁월한 통찰력으로 인간 심연 본연의 '중독 심리'를 파헤쳐 세상을 놀라게 했다.
캐롤라인은 이런 술의 힘을 믿었고, 의지했으며, 한발 더 나아가 경배했다. 알코올이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었다. 그것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덧 알코올은 그녀의 삶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한 번 술을 마시면 멈출 수 없었다. 그녀는 멈추는 법을 알지 못했다. 끝까지, 추악한 내면을 보일 때까지 술을 마셨다. 완전히 필름이 끊길 때까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술에 절어 있을 시기에 일에서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다.
저널리스트로서 멋진 글을 줄줄이 뽑아냈고, 베스트셀러 책도 내었다. 캐롤라인은 열심히 일한 대가로 술을 마시고 또 마셨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인생을 술이 지배하게 놔둘 수는 없었다. 술과 작별을 해야 하는데, 그것은 처절하리만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우리만치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이 책 『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은 캐롤라인 냅이 알코올과 애착하고 욕망하며 사랑하고 이별을 나눈 20년간의 러브 스토리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화려한 문체와 문학적 필치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저자소개 캐럴라인 냅 (Caroline Knapp)
넉넉하고 부유하지만, 비틀리고 냉담한 가정에서(겉으로 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화목한) 자란 캐롤라인 냅은 결핍에서 오는 심리적 보상을 강력한 중독으로 대체한 삶을 살았고, 스스로 끊임없는 삶의 변화를 추구했다.
냅은 이런 경험을 솔직하고 섬세한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내어 독자의 정신을 사로잡고 감동시켰다. 1959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냅은 저명한 정신분석가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 사이에서 쌍둥이로 태어났다.
1981년 아이비리그 브라운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했고, 15년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프리랜서로 독립하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삶을 살았다.
냅은 여성으로서 쉽게 말하기 어려운 내밀하고 은밀한 사생활을 강렬한 묘사와 매혹적인 문체로 지나치리만큼 솔직하게 고백해 사람들을 끌어당겼고, 첫 작품이자 대표작인 『드링킹Drinking』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두 번째 책 『개와 나 Pack of Two』는 술과 이별하고 새로운 사랑의 대상인 개(루실)를 향한 애착과 사랑, 은둔의 삶을 절절하게 파고들어 역시 캐롤라인 냅이라는 평을 얻었다.
그리고 마지막 중독 이야기 『욕구들Appetites』은 젊은 시절, 음식을 거부하며 마른 몸매를 향한 지나친 중독 과정을 그려 『드링킹』『개와 나』에 이어 중독 ‘3부작’을 완성했다.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었으나 다가가지 못하고 끝내 고립과 은둔의 삶을 산 캐롤라인 냅은 안타깝게도 2003년 6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작 : <개와 나>,<욕구들>,<명랑한 은둔자>
발췌문
나는 술 마시는 느낌을 사랑했고, 세상을 일그러뜨리는 그 특별한 힘을 사랑했고, 정신의 초점을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의식에서 덜 고통스러운 어떤 것들로 옮겨놓는 그 능력을 사랑했다. 나는 술이 내는 소리도 사랑했다. 와인 병에서 코르크가 뽑히는 소리, 술을 따를 때 찰랑거리는 소리, 유리잔 속에서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 술 마시는 분위기도 좋아했다. 술잔을 부딪치며 나누는 우정과 온기, 편안하게 한데 녹아드는 기분, 마음에 솟아나는 용기.
‘미친 짓이라는 건 알아. 하지만 이번 한 번뿐인걸. 이번 한 번은 스카치를 가져가야겠어. 이번 주는 정말 스트레스가 많았으니까. 스카치라도 마시면서 나를 달래고 싶어. 어때? 별일 아니잖아. 저녁 먹기 전에 내 방에서 작은 잔으로 한 잔 마시는 건데 뭐. 그러면 부엌에 몰래 들어가서 거기 있는 술을 훔쳐 마시지 않아도 되잖아. 내 술을 준비해서 아버지의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건데, 그게 별문젠가? 나름 합리적인 해결책이지.’
나는 별장에서 식구들과 함께 앉아 있다가, 화장실에 간다고 나와서는 내 방에 몰래 들어가 가방에 숨겨온 스카치를 병째로 들이켰다. 술은 식도를 태우며 내려갔고, 나는 그 느낌이 좋았다. 그것은 따뜻하고 푸근했다.
만일을 대비해서 보험을 들어놓는 듯한 기분이었다.
보험, 바로 그랬다. 가방 속에 든 스카치는 내게 안전을 보장해주었다. 그로 말미암아 나는 저녁 식사 내내 마실 와인은 충분한지, 내가 술을 너무 빨리 마신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는 않을지,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이상한 눈치를 보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술잔을 다시 채울 수 있을지 조바심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욕구가 지나치게 강렬해졌을 때도 나 자신을 돌볼 수단이 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술은 내 업무의 일부로 여겨졌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던져주는 매력은 눈부시게 강렬했다. 그들은 어둡고 고통받는 영혼이자 우리 같은 사람들보다 한 차원 깊은 인생을 사는 예술가들이었고, 술은 그런 인생과 예술에서 자연스럽게 뻗어 나오는 곁가지였다. 그것은 창조적 불안의 부산물인 동시에 해독제였다.
맥주 몇 잔을 마시면 누구와도 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미간을 쪼그라들게 하던 것, 손을 멈칫거리게
하던 것, 아무리 긁어도 사라지지 않는 가려움증 같던 것이 스르르 씻겨 내려갔다. 그의 전 존재가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었다.